
요즘의 날씨는 봄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고, 바로 여름의 중간부터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뉴저지 처음 올 때 날씨는 한국이랑 비슷하다고 했는데, 일년 반 정도 겪어 보니 여름은 오히려 한국보다 더 더운 것 같네요.
그나저나, 아시다시피 6월은 미국에서 학년말에 해당하죠. 보통 5월말부터 대부분의 학교에서 그간 미뤄왔던(?) Field Trip 등의 학교 외부 행사들을 마지막 한달 간 몰아서 하는 것 같습니다. 날씨도 무더워지고, 고등학교의 경우 많은 학생들이 고대하던 Prom 도 있고 여러모로 뜨거운(!) 한달은 보내고 있는데요.
저의 경우 Senior(12학년) 수업도 진행하다보니 애초에 생각지 못했던 문제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시니어들은 이맘때쯤되면 이미 졸업여부와 이후 진로에 대해 많은 것들이 결정되어 있는 학생들이 제법 있습니다. 특히나 제가 있는 학교 처럼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은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기 위해 학교를 다니고 졸업 여부만 결정되면 사실 학교에는 아무런 미련이 없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장 유무에 따른 평균연봉 차이가 학력 편차간 연봉 차이 중에서 가장 크다고 합니다.)
또한, 뉴저지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학교를 정상적으로 졸업하는 것과 함께 HSPA라 불리는 고교 학력평가 시험을 패스해야만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학생 한명당 이 시험을 볼 기회가 11학년 때부터 3번 주어집니다. 많은 학생들이 12학년 초에 보는 2번째 기회에서 이 시험을 통과하구요, 마지막 기회도 4월달에 있기 때문에 5월 이후에는 사실 졸업과 관련해서는 바뀌는 것이 거의 아무것도 없습니다.
결국 5월말 이후 한달간은 정상적인 수업 진행이 무척 어렵습니다. 날씨는 덥고 분위기는 방방 뛰고, 기말고사 또는 Final Chapter Test만 끝나면 수업 관련해서는 더이상 신경 쓸 것도 없고, 졸업은 코 앞이고... 일단은 학생들 중 상당수가 좀 고급 수학을 구경해보고 싶다고 호기 아닌 호기를 부리는 바람에 Algebra2 후반부 내용을 맛배기로 조금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시니어가 Algebra2를 다 다루지 못하고 졸업을 합니다. ㅜㅜ) 문제는 예상하시다시피 학생들이 요구를 하였음에도, 정작 수업 시간 중에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는 것이죠. 제 경우는 수학 수업 외에도 Financial Literacy 수업도 담당하고 있는 관계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Big Data 와 연계해서 짬짬이 재밌는 동영상 (주로 TED 동영상)을 보여주고는 하는데요, 이것도 약발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일단 마지막 주에는 big data 관련해서 생각해볼만한 영화를 보여줄 계획이라 어찌어찌 버틸 수 있을 텐데, 막상 다음주에는 할 만한게 뾱족히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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