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기다리던 방학이다. 이 학교에서 3월부터 근무했으니 거진 만 3개월 동안 일한셈이다. 미국은 학사 일정이 10개월이니 30%만 일한 것인데, 그래도 방학이 반가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지난 몇일간 밀린 행정 업무를 마무리 한다고 연이어 늦게 퇴근한 관계로, 모든 교사들이 오늘 피곤한 기색을 숨기지 않는다. 학생들도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교사들한테 제법 나이스하게 하는 것이 천만 다행이다.
그래도 이곳의 행정 업무량은 한국 학교들에는 비할바가 아니다. 각 과목별 성적 우수상 시상자 정하고, 성적표 입력, Lesson Plan 제출 등만 마무리하면 왠만한 행정 업무는 끝난다. 사실 이러한 업무의 일정 부분을 자꾸 미루다보니 한꺼번에 처리할 일이 많아진 것이지, 행정 업무량은 정말 불평할 것이 거의 없다.
이외에 오늘 처리해야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교실 청소다. 내년에도 이 교실을 내가 쓰게 될지 모르는데다가, 당장 이번 Summer School에도 이 교실을 쓰다 보니 다음 사람을 위해서라도 교실을 깨끗하게 정리 및 청소해둘 필요가 있다. 또한, 교실 이곳 저곳에 널려있던 각종 학용품과 교재들도 정리해야 한다. 미국 사람들은 보면 볼수록 절약과 거리가 멀다. 그리고 이를 보고 자란 학생들은 더하다. 심지어 이 학교에서는 많은 학용품을 학교에서 제공하다 보니, 학생들 중에서 이를 아껴 쓰는 녀석을 볼 수가 없다. 여튼 이 녀석들이 쓰고 남은 것 중에서 남길 것은 남기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것도 제법 일이다.
이제 열흘 정도 푹 쉬고, 7월 첫주 부터 시작하는 Summer School 수업 준비와 함께 다시 미국에서의 교사 생활이 시작될 것이다. 애들이랑도 좀 친해졌으니, 이번 수업은 모두 좀 더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새끼줄 잘 꼬아봐야겠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