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4일 월요일

드디어 방학



드디어 기다리던 방학이다. 이 학교에서 3월부터 근무했으니 거진 만 3개월 동안 일한셈이다. 미국은 학사 일정이 10개월이니 30%만 일한 것인데, 그래도 방학이 반가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지난 몇일간 밀린 행정 업무를 마무리 한다고 연이어 늦게 퇴근한 관계로, 모든 교사들이 오늘 피곤한 기색을 숨기지 않는다. 학생들도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교사들한테 제법 나이스하게 하는 것이 천만 다행이다. 

그래도 이곳의 행정 업무량은 한국 학교들에는 비할바가 아니다. 각 과목별 성적 우수상 시상자 정하고, 성적표 입력, Lesson Plan 제출 등만 마무리하면 왠만한 행정 업무는 끝난다. 사실 이러한 업무의 일정 부분을 자꾸 미루다보니 한꺼번에 처리할 일이 많아진 것이지, 행정 업무량은 정말 불평할 것이 거의 없다. 

이외에 오늘 처리해야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교실 청소다. 내년에도 이 교실을 내가 쓰게 될지 모르는데다가, 당장 이번 Summer School에도 이 교실을 쓰다 보니 다음 사람을 위해서라도 교실을 깨끗하게 정리 및 청소해둘 필요가 있다. 또한, 교실 이곳 저곳에 널려있던 각종 학용품과 교재들도 정리해야 한다. 미국 사람들은 보면 볼수록 절약과 거리가 멀다. 그리고 이를 보고 자란 학생들은 더하다. 심지어 이 학교에서는 많은 학용품을 학교에서 제공하다 보니, 학생들 중에서 이를 아껴 쓰는 녀석을 볼 수가 없다. 여튼 이 녀석들이 쓰고 남은 것 중에서 남길 것은 남기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것도 제법 일이다.

이제 열흘 정도 푹 쉬고, 7월 첫주 부터 시작하는 Summer School 수업 준비와 함께 다시 미국에서의 교사 생활이 시작될 것이다. 애들이랑도 좀 친해졌으니, 이번 수업은 모두 좀 더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새끼줄 잘 꼬아봐야겠다.

미국 고등학교 학년말 수업 진행



요즘의 날씨는 봄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고, 바로 여름의 중간부터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뉴저지 처음 올 때 날씨는 한국이랑 비슷하다고 했는데, 일년 반 정도 겪어 보니 여름은 오히려 한국보다 더 더운 것 같네요.

그나저나, 아시다시피 6월은 미국에서 학년말에 해당하죠. 보통 5월말부터 대부분의 학교에서 그간 미뤄왔던(?) Field Trip 등의 학교 외부 행사들을 마지막 한달 간 몰아서 하는 것 같습니다. 날씨도 무더워지고, 고등학교의 경우 많은 학생들이 고대하던 Prom 도 있고 여러모로 뜨거운(!) 한달은 보내고 있는데요. 

저의 경우 Senior(12학년) 수업도 진행하다보니 애초에 생각지 못했던 문제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시니어들은 이맘때쯤되면 이미 졸업여부와 이후 진로에 대해 많은 것들이 결정되어 있는 학생들이 제법 있습니다. 특히나 제가 있는 학교 처럼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은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기 위해 학교를 다니고 졸업 여부만 결정되면 사실 학교에는 아무런 미련이 없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장 유무에 따른 평균연봉 차이가 학력 편차간 연봉 차이 중에서 가장 크다고 합니다.)

또한, 뉴저지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학교를 정상적으로 졸업하는 것과 함께 HSPA라 불리는 고교 학력평가 시험을 패스해야만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학생 한명당 이 시험을 볼 기회가 11학년 때부터 3번 주어집니다. 많은 학생들이 12학년 초에 보는 2번째 기회에서 이 시험을 통과하구요, 마지막 기회도 4월달에 있기 때문에 5월 이후에는 사실 졸업과 관련해서는 바뀌는 것이 거의 아무것도 없습니다. 

결국 5월말 이후 한달간은 정상적인 수업 진행이 무척 어렵습니다. 날씨는 덥고 분위기는 방방 뛰고, 기말고사 또는 Final Chapter Test만 끝나면 수업 관련해서는 더이상 신경 쓸 것도 없고, 졸업은 코 앞이고... 일단은 학생들 중 상당수가 좀 고급 수학을 구경해보고 싶다고 호기 아닌 호기를 부리는 바람에 Algebra2 후반부 내용을 맛배기로 조금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시니어가 Algebra2를 다 다루지 못하고 졸업을 합니다. ㅜㅜ) 문제는 예상하시다시피 학생들이 요구를 하였음에도, 정작 수업 시간 중에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는 것이죠. 제 경우는 수학 수업 외에도 Financial Literacy 수업도 담당하고 있는 관계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Big Data 와 연계해서 짬짬이 재밌는 동영상 (주로 TED 동영상)을 보여주고는 하는데요, 이것도 약발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일단 마지막 주에는 big data 관련해서 생각해볼만한 영화를 보여줄 계획이라 어찌어찌 버틸 수 있을 텐데, 막상 다음주에는 할 만한게 뾱족히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한국 학생들의 수학 실력

기사 원문 ->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30617195008949


예일대 오희 교수님 인터뷰 내용에 대한 기사를 읽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졌다. 
뒤늦게 교직에 발을 들이 밀면서, 우리나라에서 수학 좀 한다는 학생들을 일부 본 소감은 첫째로, 내가 과연 저 나이 때에 저런 문제를 풀고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나 싶을 정도의 놀라움이었다. 물론 내가 고등학교 때 수학을 잘 했던 학생은 아니었기에 놀라움은 얼핏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 인문계 최고의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봤던 내 동기들과 비교해봐도 지금 수학을 잘한다는 학생들의 수준이 더 높은 것 같다. 많은 학생들을 보지는 못했지만, 상위 그룹을 형성하는 학생들만 놓고 본다면 "전체적으로 평균이 높아졌다는" 오 교수님의 말씀에 동의하는 바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의 수학적 사고력 또한 평균적으로 높아졌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공부할 당시는 막 학력고사에서 벗어나 수능과 본고사로 넘어가던 시기라 시중에 본고사 대비용 교재가 사실상 전무하던 시절이었다. 그나마 있던 몇몇 본고사용 교재는 다들 예전 일본 대학 기출문제를 풀이도 없이 나열해놓던 수준이었다. 그에 비해, 지금은 수준별로 매우 잘게 나뉘어진 다양한 문제집들이 넘쳐나고 있고,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일부 대학에서 배우는 내용까지 끌어온 교재들까지 팔리고 있다. 결국 학생들은 전체적으로 과거에 비해 보다 수학적으로 잘 훈련될 수 있게 되었고, 대학 준비를 위한 사교육 시장이 이미 초등학교 이하로 내려갔다는 뉴스를 보면 실제로도 많은 학생들이 과거에 비해 문제 풀이를 위해 잘 훈련된 상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잘 훈련되기는 했는데, 정말 잘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에 대한 오 교수님의 말씀이 정말 뇌리에 꽂힌다. "개인적 생각에는 아이들이 노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머리가 비어 있어야 이 생각 저 생각 하면서 사고능력이 생긴다. 아이들에게 쉴 틈을 안 주면 금방 끝내야 하는 것은 잘할 수 있지만 오랜 시간 사고하는 일에는 능력이 떨어질 것이다." 안타깝게도 깊이 있는 사고 능력은 소위 '훈련'으로 발달시키기 어렵다. 왜냐하면, 훈련이란 것은 기본적으로 반복 학습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오랜 시간 특정 문제에 매달려 사고하는 것은 반복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그리고 오래 매달린 다는 것부터 효율성을 중시하는 '훈련'과는 애초부터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겠다.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생각해보자. 내 경우, 시간을 들여 고민하는 과제에 대한 해답은 주로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면서 떠오른다. 일어나자마자 텅 비어 있는 머리로 씻으러 들어가서는, 물을 맞으며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들. 많은 경우 그렇게 시작된 생각의 조각들과 아이디어 들이 내 앞에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주고는 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지 몰라도, 내 경우는 정말 오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중간중간 머리를 비워주는 과정이 중요했다. 

SSN과 비자



일단 미국의 많은 주에서 최근 SSN 없이는 교사 자격증 신청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뉴저지도 마찬가지죠. 자격증 신청을 위한 SSN은 워크 퍼밋까지도 필요 없고,단지 번호만 나오면 됩니다. 근데 이것도 쉽지가 않죠. 사실 이게 미국 입국 비자에 따라 차이가 극명하게 갈립니다. 그렇다면, SSN 발급과 비자가 어떤 관계가 있느냐?

한국에서 미국 들어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아래 5 종류의 비자를 발급받으실 겁니다. 

영주권: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 후에 결혼증명서 발급받으시면 3개월 내로 영주권이 발급된다고 합니다. Green Card 라고도 불리는 이것만 있으면, 사실 모든 걱정 끝!
H 비자: 취업 비자. 미국에 있는 기업체 등에 취업을 하신 경우, 해당 업체 또는 기관으로부터 비자 Sponsor를 받아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비자 신청 주체는 비자 발급 대상 개인이 아닌 Employer 입니다. (그래서 스폰서가 필요합니다) 제가 아래 관련 내용을 올려뒀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발급 받기는 비용도 제법 들고 절차도 까다로운 것이, 배우자에게는 또 SSN 발급이 안됩니다 ! (쉣!)
E 비자: 보통 투자이민 비자라고 불립니다. 미국에 돈 왕창 싸들고 오면 발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J 비자: 교환 교수 등으로 미국 오시는 경우 발급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오시는 경우에도 많이들 이 비자를 발급 받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은 어학원 등에서도 J비자를 발급해준다고 하네요. E와 J 비자 소지하신 분들은 동네 Social Security Center(미국 주민센터 쯤 됩니다) 방문하셔서 SSN 신청하시면 non-work permit SSN이 대략 일주일 정도 후에 자택으로 배송됩니다. 이 두 비자가 좋은(?) 것이 배우자도 SSN 신청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F 비자: 학생 비자라고 하죠. 미국에 있는 교육기관에서 발급됩니다. ESL 과정도 F 비자 발급을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F 비자는 SSN 발급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한시적 교내 알바"에 한해 향후 세금 징수 목적으로 제한적 SSN이 발급 가능합니다. ('제한적'이라고 함은, 위 E와 J 비자와 마찬가지로 non-work permit SSN 이 발급됩니다.) 즉, 대학 또는 대학원에 들어갔다고 모두 SSN이 발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석사 이상인 경우에 TA라도 해야 하는거죠) 이 경우, 학교에서 해당 비자 소지자에게 알바 자리를 주었다는 서류를 발급해줘야 합니다. 이게 서류 써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닌데, 최근 미국 이민국 등에서 이민자 관련 업무 처리를 까다롭게 하는 추세이고, 학교 측에서도 혹시나 가라로 서류 써줬다가 걸리면 골치아파지는 지라 생색을 많이 낼 수 있습니다. 학생 비자의 문제점(?) 중 하나는, 이 비자의 경우 배우자(F2)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SSN 발급이 되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간단히나마 정리가 되시려나요?
이 외에도 제 주변에 워킹 홀리데이 형태로 미국에서 잠시 알바하는 기회를 구해서 SSN 발급 받은 분도 봤습니다. (디즈니랜드에서 일했다로 하던데, 어떻게 무슨 프로그램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주민증보다도 볼품 없고 쓸모도 없어보이는 번호가 참 사람 골치아프고 피곤하게 합니다.

H1 비자 신청


제가 이번에 H1 비자 신청을 하면서 알게 된 내용을 조금 공유해보겠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올해는 H1 비자 신청자가 예상대로(?) 폭주하면서 비자 접수 개시일인 4월 1일 이후 5일만에 2014년분 일반 65,000개와 석사 이상 20,000개 모두 소진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기를 미국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향후 몇년 동안 이러한 사태가 지속될 것이라 합니다. 물론 미국의 IT 업체를 중심으로 쿼타를 늘리려는 로비가 늘어나면서 조만간 쿼터를 늘리는 법안이 통과되겠지만, 그만큼 신청자 또한 늘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개시 첫 주만에 소진되는 양상은 지속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이렇게 쿼터가 조기 소진되는 경우에는 4월 1일 이후 5영업일 동안만 비자 신청을 받고, 그 이후 도착한 서류는 모두 반송한다고 합니다. 즉, H1 비자를 신청하시고자 한다면 4월 첫 주까지 모든 서류준비를 마쳐야 합니다. 이렇게 5 영업일 동안 받은 신청서들은 이후 추첨을 통해 총 85,000개의 쿼터에 맞춰 비자를 발급해줍니다. 이 때, 석사 이상 학위자 신청분 20,000개에 대해 먼저 추첨을 하고, 여기서 탈락한 서류까지 포함해서 다시 65,000개를 추첨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의 경우 대략 120,000건의 신청서가 접수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선 석사 이상 20,000개 추첨한 뒤에, 저와 같은 일반 신청자는 100,000개의 신청서 중에서 추첨되는 거죠. 이 때, 석사 학위 이상자의 경우 다시 일반 추첨에 포함되서 추첨합니다. 즉, 추첨 기회가 두 번 주어지는 것이죠.(즉, 석사 시청자의 경우 처음에는 대략 50% 확률로 추첨을 하고, 그 다음에는 일반 신청분과 섞어서 65%의 확률로 또 추첨을 하는 거죠. 둘 중 하나에서 당첨될 확률은 80% 이상이니 일반 신청자에 비해 월등히 당첨 확률이 높습니다.) 일반 신청자의 당첨 확률은 대략 65%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도에 쿼터가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65%의 당첨 확률은 유지될 것이라 예상한답니다. 

제 경험 상, 서류 준비에만 아무리 빨리 해도 2주는 걸리더군요. 미국이라고 믿기 놀라울 만큼 제가 있는 학교에서 빠르고 적극적으로 서류 준비를 도와줬음에도 이 이상 단축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이후 신청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적어도 3월 초 부터는 서류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서류 준비와 관련해서는 인터넷 검색하면 제법 많은 자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상당수의 서류를 학교측에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 Admin 쪽과 얘기가 잘 되어야 합니다. 이번에 해보니 알고만 있다면, 변호사 없이도 할 수는 있겠지만, 처음이라면 안전하게 변호사 비용 지불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미친듯이 서류 준비하고 4천불 가까이 비용(대부분이 서류와 관련된 수수료 입니다. 미국에서 비자로 장사를 할 생각인지, 아니면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데로 자국 인력 보호를 위해 외국인들의 취업 비자 신청을 제한하기 위해서인지 6년인가 전에 비해 10배 가까이 비싸졌다고 하네요)을 선 지불하여도, 추첨에 당첨되지 않으면 말짱 황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H1 비자가 발급되지 않으면, F 또는 J 비자로 미국에 와서 OPT 형태로 취직을 한 경우에는 비자 만료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는 방법 뿐이 없습니다. 

2013년 6월 16일 일요일

"사람들은 다른 속도로 배운다" 기사를 읽고



기사원문 링크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6366&utm_source=feedly



한국과 미국 양국에서 짧게나마 교사 생활을 경험해보니, 우선 우리나라 교사들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일부에서 교육 선진국이라 부르는 미국과 비교해보자면, 최소한 수학 교사들은, 한국 교사들이 확실히 더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만나본 한국의 수학 교사들은 다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고, 미국에서 만나본 교사들은 평균적인 수준의 교사들이지만 그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간극이 있습니다. 일단 수학 자체에 대한 이해 수준이 제법 차이가 납니다.

글에서 언급된 differentiated learning 과 peer learning 은 최근 교육계에서 아주 뜨겁게 다뤄지는 주제들이며, 칸 아카데미는 수학 교육에서 빠지지 안는 이름이죠. 이와 관련해 학급당 인원 수 또는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문제라고 할 수 없다는 저자의 주장에 조금 다른 생각을 합니다. 그 숫자 때문에 보다 좋은 교육을 구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 수가 많은 경우 이를 구현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같은 프로그램에서 살짝 비춰지기도 했지만, differentiated learning 과 peer learning을 우리나라 교실에서 멋지게 구현해내는 선생님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수학 수업은 어떠한가? 저와 제 주변 한국 선생님들의 경험을 토대로 얘기해보자면, 더 적은 학생수(교사 1인당 그리고 학급당)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비교해 differentiated learning 과 peer learning이 더 잘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이 곳도 역시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강의식 교수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요. 오히려 미국의 수학교육은 “문제해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중요한 원리를 놓치고 있지 않은가 싶은 걱정마저 들게 합니다. 대신 적극적인 계산기의 활용 등에 힘입어, 보다 실생활에 근접한 문제들을 풀도록 합니다. 팔이 안으로 굽어서 인지, 굳이 점수를 주자면 저는 한국의 수학 교육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물론 미국의 수학교육에서 배울 것도 많습니다. ^^)

자 이제, 서당과 지금의 교실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요? 제가 잘 몰라서 섣불리 얘기하기가 껄끄럽지만, 감히 상상해보자면 평가 체계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우리의 교육체계는 일원화된 평가 체계 속에 갇혀있습니다. 그런데 서당에서도 그리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잘 아시는 분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별 차이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동일 시점에 일률적인 기준에 맞춰 평가가 이뤄지고, 더 부정적으로는 그 결과에 따라 서열과 등급이 매겨지죠. 여기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핀란드 교육을 떠올려 본다면, 그네들의 성적표(?)에는 상대적 점수와 등급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당에서도 분명 훈장선생님께서 학동들을 평가하셨겠지만, 아마도 그 평가는 학동의 학습수준을 가늠하기 위한 개별적 평가였을 것입니다.

문제는 학교에서 이뤄지는 평가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교사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교사들이 주관하고 담당하는 것임에도, 정작 교사들이 어떻게 바꾸기 어렵다는 데 함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안타까운 것은 최근 미국에서도 State 차원의 일원화된 평가체계를 점점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시험에는 개인별 학습의 차이는 전혀 고려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를 기초로 교사까지 평가하겠다고 하니 답답한 노릇입니다. 한미 양국의 교육 관련 의사결정권자들이 서로 안 좋은 것만 서둘러 배우는 느낌입니다…쩝…--;

뉴저지 교사 구직 사이트



제가 최근에 구직 활동을 하면서 도움을 받았던 사이트를 소개합니다.아래 사이트는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제가 여타 유료 구직 사이트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왠지 무료 사이트만으로도 구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도전했더니, 또 어떻게 취직이 되더라구요. 모두 뉴저지에 국한된 사이트라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는 못하는 점이 좀 아쉽네요.
참고로 아래 사이트에 모든 학교의 구직 정보가 올라오는 것은 아닙니다. 제법 괜찮은 사립학교들은 학교 자체 사이트에만 구인 공고를 올리기 때문에 수시로 방문해서 확인해야 합니다.그리고 카톨릭 학교 같은 경우에는 주로 교구 공식 사이트에 구인 공고를 게시합니다.
그리고 제가 1년 정도 꾸준히 구직 사이트를 살펴보니,구인 공고는2월~5월까지 제일 많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하반기에는 Long-term Substitute를 구하는 게시물이 대부분입니다. 구직 활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H1b 비자 스폰서를 구하실텐데,롱텀 서브의 경우 학교에서 스폰을 안해줍니다.

http://www.njhire.com/
아마 뉴저지에서 가장 많이들 사용하는 구인,구직 사이트로 알고 있습니다. Smart Search 메뉴가 있어서 세부 옵션을 정해서 검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http://www.njschooljobs.com/job_search.asp
이 사이트에도 제법 많은 학교들이 구인 공고를 올립니다. 위의 NJ Hire 와 중복되지 않는 공고가 많기 때문에 이 두 사이트는 모두 살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http://k12jobspot.com/
제가 아는 교사들 중 이 사이트를 통해 구직을 하신 분이 2분이나 계십니다.그리고 이 사이트는 뉴저지 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올라오는 교육관련 구인 공고를 게시합니다.

http://www.nj.com/jobs/
이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지역 신문들에 올라오는 구인 공고의 on-line 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저 같은 경우는 The Star-Ledger 신문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요, 자신의 Application Portfolio를 한번 등록해놓고 여러 학교에 지원할 때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http://www.catholicschoolsnj.org/csnj/Employment/
Newark Diocese(뉴악 카톨릭 교구) 공식 사이트에 있는 교사 구인란입니다.제가 지금 뉴악 교구에 속한City들이 어디었는지 기억을 못하겠지만, 뉴저지에서 가장 큰 교구입니다.

http://www.patersondiocese.org/page.cfm?Web_ID=54
Patterson Diocese 교사 구인란입니다.뉴악 교구 바로 위에 위치한 교구입니다. 제가 저희 집 근처로만 검색하다보니 다른 교구들은 잘 모르겠네요.

http://www.privateschoolreview.com/
미국 전역에 있는 사립학교들을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물론 이름에서도 나타나듯이 각 학교별 rating 도 확인할 수 있지요.


마지막으로 제가 구직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을 간략히 적어보자면, 역시 미국은 학벌 같은 것 보다 경험을 우선시 합니다.그리고 무엇보다 인맥이 구직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요.심지어 공립학교에 취직할 때도 인맥이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Application Portfolio를 만들면서 한장의 추천서가 아쉬울 때가 있었는데,실습을 진행한 학교 교장선생님이 흔쾌히 써주겠다고 했을 때 큰 위안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 학교에서 실습을 하면서 교장과 자주 얘기할 기회가 있었고,그 교장이 워낙 자주 수업 참관을 하다 보니 어렵지 않게 추천서를 부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수학교사로서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때



수학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 자체는, 사실 이미 대부분의 수학 용어를 영어로 배웠기 때문에 발음에만 조금 신경쓰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설명할 때도 사실 아는 수학 용어를 가지고 간단한 문장을 만드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요. 물론 우리말로 설명할 때처럼 맛깔나게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목적한 바 내용을 전달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습니다. 

영어가 문제가 될 때는 정작 다른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첫 째, 학생들 특히 흑인 학생들의 얘기를 들어줘야 할 때. 그나마 수학 관련 질문은 괜찮은데, 월요일날 만나서 뜬금없이 자기가 주말에 했던 얘기를 하기 시작하면, 수업 준비할 때보다 집중해서 들어야 간신히 알아듣습니다. 근데. 이것도 좀 익숙해지면 슬슬 들리기 시작합니다. 물론 학생들끼리 온갖 지들만의 슬랭을 섞어서 얘기하는 것을 주워듣는 것은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이건 나이 좀 있는 미국교사들도 못 알아 듣는 거라, 속 편하게 신경끄고 살고 있습니다.

제일 골치 아플 때는, 학생들 상담 또는 수학학습 관련해서 뭔가를 적어내야 할 때 입니다. 특히나 학습이나 행동 등에 문제(?)가 있어서 별도 상담이 필요한 경우라던지, 학습 발달 장애가 있어 IEP(Individual Education Plan. 약자가 맞는지 기억이 안나네요)를 작성하는 경우에는 제법 2~3 문장을 영어로 작성해야 합니다. 이게 마치 한국에서 성적통지표에 교사들이 한마디씩 적는 거랑 비슷한데요, 이걸 영어로 우아하게 작성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자꾸 다른 교사들이 적은 것이랑 비교하게 되고, 그들의 다채로운 표현이 마냥 부러워집니다. 이건 쉽게 해결되지가 않더라구요. 

비슷하게 어려운 상황이, 간혹 학부형들과 통화할 일이 있습니다. 교사가 학부형이랑 직접적으로 통화하는 것이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학생이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경우 통화할 일이 생기죠. 이 때, 굳이 차별해서 얘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흑인 아줌마들이랑 통화하게 되면 정말 긴장 바짝해야합니다. 게다가 길게 말하게 좋아하시는 학부형이라면, 상대방이 1분 넘게 얘기한 것을 한마디도 못 알아듣는 경우도 생기죠. 

제 영어 공부의 목표가 "흑인 아줌마랑 커피 마시면서 수다 떨기"인데, 제 주변에 영어 좀 한다는 사람들 모두가 목표를 너무 높게 잡았다고 하더군요..--;
이상 퇴근을 기다리며, 잡설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