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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6366&utm_source=feedly한국과 미국 양국에서 짧게나마 교사 생활을 경험해보니, 우선 우리나라 교사들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일부에서 교육 선진국이라 부르는 미국과 비교해보자면, 최소한 수학 교사들은, 한국 교사들이 확실히 더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만나본 한국의 수학 교사들은 다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고, 미국에서 만나본 교사들은 평균적인 수준의 교사들이지만 그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간극이 있습니다. 일단 수학 자체에 대한 이해 수준이 제법 차이가 납니다.
글에서 언급된 differentiated learning 과 peer learning 은 최근 교육계에서 아주 뜨겁게 다뤄지는 주제들이며, 칸 아카데미는 수학 교육에서 빠지지 안는 이름이죠. 이와 관련해 학급당 인원 수 또는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문제라고 할 수 없다는 저자의 주장에 조금 다른 생각을 합니다. 그 숫자 때문에 보다 좋은 교육을 구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 수가 많은 경우 이를 구현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같은 프로그램에서 살짝 비춰지기도 했지만, differentiated learning 과 peer learning을 우리나라 교실에서 멋지게 구현해내는 선생님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수학 수업은 어떠한가? 저와 제 주변 한국 선생님들의 경험을 토대로 얘기해보자면, 더 적은 학생수(교사 1인당 그리고 학급당)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비교해 differentiated learning 과 peer learning이 더 잘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이 곳도 역시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강의식 교수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요. 오히려 미국의 수학교육은 “문제해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중요한 원리를 놓치고 있지 않은가 싶은 걱정마저 들게 합니다. 대신 적극적인 계산기의 활용 등에 힘입어, 보다 실생활에 근접한 문제들을 풀도록 합니다. 팔이 안으로 굽어서 인지, 굳이 점수를 주자면 저는 한국의 수학 교육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물론 미국의 수학교육에서 배울 것도 많습니다. ^^)
자 이제, 서당과 지금의 교실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요? 제가 잘 몰라서 섣불리 얘기하기가 껄끄럽지만, 감히 상상해보자면 평가 체계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우리의 교육체계는 일원화된 평가 체계 속에 갇혀있습니다. 그런데 서당에서도 그리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잘 아시는 분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별 차이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동일 시점에 일률적인 기준에 맞춰 평가가 이뤄지고, 더 부정적으로는 그 결과에 따라 서열과 등급이 매겨지죠. 여기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핀란드 교육을 떠올려 본다면, 그네들의 성적표(?)에는 상대적 점수와 등급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당에서도 분명 훈장선생님께서 학동들을 평가하셨겠지만, 아마도 그 평가는 학동의 학습수준을 가늠하기 위한 개별적 평가였을 것입니다.
문제는 학교에서 이뤄지는 평가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교사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교사들이 주관하고 담당하는 것임에도, 정작 교사들이 어떻게 바꾸기 어렵다는 데 함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안타까운 것은 최근 미국에서도 State 차원의 일원화된 평가체계를 점점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시험에는 개인별 학습의 차이는 전혀 고려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를 기초로 교사까지 평가하겠다고 하니 답답한 노릇입니다. 한미 양국의 교육 관련 의사결정권자들이 서로 안 좋은 것만 서둘러 배우는 느낌입니다…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