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5일 월요일

미국에서 수학교사 되기 2

지난 포스팅에서 뉴저지에서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에 대해 매우 간략하게 적었다. 이번에는 내가 해당 과정을 어떻게 지나쳐 왔는지를 보다 개인적인 시각에서 돌아보고자 한다. 

내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기 직전에 교과부에서 주관하는 "예비교사 해외진출 사업"이 시행되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5년간 예비교원(졸업예정자 및 사범대 졸업 후 3년 미만의 미 취업자) 중에서 영어실력이 뛰어난 교원을 뽑아서 미국 교사 자격증 취득 및 미국 내 중등 교육기관에서의 실습을 지원해준다. 이게 2011년에 시작해서 올해(2013년) 벌서 3기 참가자들을 선발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나는 운좋게 "예비교원 해외진출 사업"에 참가하여 비교적 수월하게 미국에서 교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앞으로 해당 프로그램은 MAST라고 지칭하도록 하겠다. Math and Science Teacher Training Program의 약자다)

해당 프로그램의 경우 최초에는 전액 정부 지원으로 진행되었으나, 현재는 상당금액을 참가자들이 사비로 지출해야 참여 가능하다. 소득분위에 따라 개인별 비용이 다른데, 듣기로는 300만원부터 1200만원 수준까지 제법 차이가 있다고 한다. 어떤 이유로 인해 초기에는 전액 정부 지원으로 진행되던 것이, 현재 수준의 비용으로 변했는지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부디 교과부가 미국 뉴저지에서 이 프로그램을 Host하는 Bloomfield College의 얄팍한 상술에 놀아나는 것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어쨌거나, 뉴저지에서의 수학 교사 자격증 취득에 대해 좀 더 얘기해보자. 전에 얘기한데로, 자격증 신청을 위해서는 학사 이상의 학위와 PRAXIS 시험 성적이 필요하다. 학위는 미국에 있는 공인 학력 평가 기관에 한국에서의 졸업장과 성적표를 보내면, 미국의 일반적인 사범대 기준으로 내가 수강한 과목과 성적을 재평가하여 내 학위가 미국에서의 학사 학위와 동일한 수준임을 증빙해준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해당 학력 평가 기관에서 내 학위를 공증해주는 셈이다. 이 과정은 사실 돈만 내고 서류만 접수하면 되기에(온라인으로 가능하다) 별 문제 없이 처리할 수 있었다. 단, Bloomfield College에서 소개해준 기관이 저렴한 대신,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인정할 만큼 크고 공신력을 갖춘 기관이 아니다 보니, 추후 대학원 등 진학 시 보다 큰 기관을 통해 학력 인증을 다시 받아야 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교사로 취직하기를 희망한다면,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처음부터 보다 공신력을 갖춘 기관을 통해 학력 평가를 신청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젠 PRAXIS 시험을 볼 차례인데, 이 시험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PRAXIS 1으로 이 시험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교육학 시험이다. 다행히, 한국에서 교원자격증을 취득하였으면 이 시험을 면제해준다. 지금 생각해도 영어로 교육학 내용들을 다시 공부할 생각을 하면 까마득 한데, 이 시험을 면제 받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두번째 PRAXIS 2 시험은 본인이 전공하는 교과 내용에 대한 시험이다. 내 경우는 수학 교사 자격증을 신청할 계획이었으니, 당연히 Math Content Knowledge 시험을 봤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시험 유형과 난이도는 요즘 우리나라의 수능 시험과 비슷하지만 난이도는 제법 쉬운 정도라고 하겠다. 대신, 각 문항별 지문이 짧지가 않기 때문에 몇번의 모의고사 등을 통해서 문제를 읽고 문제의 의도를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나와 같이 MAST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부분의 수학 선생님들도 대략 1~2개월에 걸쳐 느슨하게 준비를 했음에도 다들 우수한 성적으로 PRAXIS 2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다. 내 경우 수능을 본지 15년이 지났음에도, 2문제만 틀렸으니 해당 시험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ETS에서 주관하는 이 PRAXIS 2 시험은 대략 5문제 이내로 틀릴 경우(TOEFL 처럼 해당 시험의 결과적 난이도에 따라 점수를 조정하는데, 대략적인 컷트 라인이 5문제 정도 된다) ETS에서 Recognition of Excellence 라고 상장 비슷한 것을 준다. 근데 이게 취업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학위 인정 받고 PRAXIS 시험도 통과했다면, 자격증 신청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하지만, 아직 최대의 난관인 SSN 취득이 남아있는데, 이에 대한 얘기는 시간 관계상 다음 기회에 적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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